비전화저널

동료를 만나는 마음 – 2기 비전화제작자 입학식

2018년 04월 17일

 

 

“오래오래 아끼는 동료가 되면 좋겠습니다.”

‘2기 비전화제작자’의 힘찬 목소리가 비전화공방에 울려 퍼졌다. 4월 흩날리는 벚꽃과 함께 시작한 비전화제작자 입학식, 열두 명의 제작자와 후지무라 센세, 농사 안내자 우보가 둘러앉았다. 한 명 한 명 떨리는 목소리로 인사를 나눈다. 어제 막 서울에 올라와 어안이 벙벙하다는 이루, 설레는 마음 때문에 잠을 설쳤다는 솜이, 너무 긴장돼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준기. 인사와 함께 모두 설레는 마음을 내비친다.


투명한 나를 만나는 시간

제작자들은 손글씨로 정성스레 적어온 <시작하는 마음>을 낭독했다. 열두 명 모두 살아온 동네와 일상이 달랐지만, 주변의 요구와 기대로부터 벗어나 ‘내가 바라는 삶’을 찾아가고 싶다는 마음은 같았다. 엄마의 ‘밀린 숙제’로, 9-6시 출퇴근하는 기계로, 취업 스펙을 쌓기 위해 숫자로 살아온 시간들, 거기서 벗어난 나는 어떤 모습일까? 질문을 던진다.

“취업 준비를 하며 나도 모르게 자신을 수치화하며 경쟁력을 따지는 나를 발견했다. 나를 포함한 모든 것에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비전화공방 1기 졸업식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웃고 있었다. 자기중심을 찾은 혹은 찾아가는 사람들의 표정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 – 하루

“비전화공방 일 년 동안 ‘나의 색’을 찾고 싶다. 그리고 그 색으로 다양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 – 규온

“돈 많이 벌고 다른 사람보다 잘 되어야 하는 시대,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억지로 살고 싶지 않아서 이 도전을 시작한다. 나 자신을 알아가고 싶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가 뭘 잘하는지, 재미있어 하는지 찾아갈 것이다.” – 진찰스

투명한 나를 만나기 위해 세상의 시계를 끄고, 나의 시간에 귀 기울이겠다는 다짐도 이어진다.  과거와 미래에 대한 불안보다는 현재의 나의 감각에 집중하고 싶다는 마음이 떨리는 목소리 사이로 들려온다.

“2배속인 세상에서 0.5배속으로 걸어도 난 늘 숨이 찼다. 비전화공방에서 즐겁게 1년을 보낸 후 난 내 속도를 천천히 즐길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 서루

“함께 노동하며 냉수 한 사발로 땀을 식히며 웃고 싶다. ” – 래도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 좋다. 움직이는 동안은 생각이 없어지니까. 과거와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몸을 움직이며 현재에 충분히 집중하고 싶다.” – 앵두

“큰 변화를 기대하기보다는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상에 초점을 맞추며 살겠다. 그 일상 속에서 앞으로 살아갈 방법의 힌트를 얻고자 한다. ” – 준기

 

동료와 함께 만들어가는 ‘자립’

2기 비전화 제작자들이 공통으로 비전화공방에서 기대하는 건 동료를 만나는 일이었다. 서툰 기대가 빠른 실망으로 이어질까 두려워 ‘기대’를 말하기 조심스러워 했지만, 동료에 대한 기대만은 달랐다.

“오랫동안 길을 찾고 있었다. 목이 말랐고 외로웠다. 혼자서 그림을 그리고, 혼자서 일기장과 대화를 나누고, 혼자서 노래를 불러 녹음하고, 혼자 공원에서 춤을 췄다. 하지만 사실 누군가가 있었으면 했다. 나에겐 이런 것들이 샘솟아. 나와 그걸 마주할 때 즐거워. 너도 내 세계에 들어와 봐. 들려줄 이야기가 많아. 이제 동료가 생겼다. 나라는 존재가 창조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나누고 싶다.” – 산고양이

“흥미가 확신이 되고, 확신이 실천을 될 수 있게 손을 내밀어준 비전화공방을 만나 기쁘다.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지금은 신나기만 하다. 앞으로 지치기도 하고, 민폐도 끼치겠지만 동료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 ”  – 솜이

“어떤 형태로든 너른 땅 하나와 동료들을 선물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고르지 못한 돌부리에 걸릴 수도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나는 기회의 터전이 되길 바란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을 귀하게 여기며 일 년을 시작하고자 한다.” – 요루

후지무라 센세는 “모두가 공통적으로 동료에 대한 기대를 말하는 게 놀랍다”며 “자립해서 살아가는데 중요한 건 기술보다 동료”라고 말했다. 물론 기술이 없으면 자립할 수 없겠지만, 나만의 기술을 많이 쌓는다 해서 자립하는 건 아니다. 혼자서는 삶의 문제를 모두 풀 수 없기 때문에 다시 ‘돈’을 쫓으며 고립되기 쉽다. 하지만 동료가 많아지면 돈 없이도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난다. 기술과 재능을 공유하며 함께 삶을 만들어가는 기쁨을 누리는 것, 그것이 비전화공방이 추구하는 ‘자급, 자족, 자립’이다.

“전 기술만 있으면 다 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좋아하지 않아요. 자립하는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굳이 순위를 매기면 ‘동료-시간-체력-기술’입니다. 동료가 없으면 살아가는 것이 굉장히 곤란합니다. 1기가 끝까지 수행해낸 이유도 ‘팀워크’가 좋았기 때문입니다.

아마 여러분도 굉장히 좋은 동료가 될 겁니다.
1년 동안 같이 공부합시다!”

 





 

 

∴ 글         우민정
∴ 사진     박상준
∴ 디자인     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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