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화저널

비전화제작자 1기 졸업 의례 “서두르지 않고 한 발”

2018년 03월 30일

“열두 명의 제작자는 저의 긍지입니다. 제가 제작자들을 처음 만났을 때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자신의 별을 찾는 게 첫 번째다. 너희는 그 별을 찾기 위해 여기 왔다. 그 별은 미래에 반짝일 너의 모습이다. 별을 찾기만 하면 그걸 향해 걸으면 되니까 인생에서 방황하는 일은 없을 거다.’ 그런데 모두 별을 찾은 거 같네요. 더 이상 헤매지 않고, 나아가게 된 것을 축하합니다.”

후지무라 센세의 축하말로 졸업 의례가 시작됐다. 센세는 자립, 자족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으로 ‘빈곤’, ‘고립’, ‘병’ 세 가지를 꼽았다. 졸업 후 제작자들이 겪을 어려움을 걱정하면서도, 이미 제작자들이 높은 난이도의 기술과 철학을 배웠고, 제일 중요한 동료가 생겼으니 문제없을 거라고 자신했다.

“자신감을 잃고 흔들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이 비전화공방에서 그런 어려움을 어떻게 건너갔었는지 떠올려본다면 분명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을 끝까지 배웠고, 살 집도 세울 수 있게 되었고, 사용할 에너지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을 스스로 만들어낼 힘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여러 철학, 사물들을 어떻게 바라볼지 힘도요. 무엇보다도 힘이 세진 것은 동료가 생긴 것입니다.”

 

(졸업을 축하하는 후지무라 센세)

 

졸업 후, 서두르지 않고 한 발

이어 비전화 제작자들의 “앞으로 한 발”에 대한 이야기장이 열렸다. 이들은 앞으로도 흩어지지 않고 팀을 이뤄 계속 바라는 삶을 실현할 계획이다. 이 팀은 각자가 가진 고유한 색과 방향을 고스란히 살리면서 협업해나가는 느슨한 구조로 짜여있다. 졸업 후, 한 발을 내딛을 다섯 팀이 차례로 나와 앞으로 살아갈 삶을 선언했다.

√ 3만엔 비즈니스로 적당히 일하고 행복한 삶을 실천하는 까르, 재욱, 단영의 ‘작은 일 연구소’
√ 건강한 삶을 퍼트리기 위해 살림하고 농사짓고 여행하는 진뭉과 수미마셍의 ‘잘 삶’
√ 직접 만드는 생태변기, 채소저장고, 명상하우스로 실천하는 순환하는 삶! 앨리스, 수정, 홍의 ‘오씨들(off-grid sisters)’
√ 집을 리모델링하며 자립의 힘을 키우고, 함께 공부하고 작업하는 장을 여는 모로, 로미의 ‘공간, 즐겁게 산다’
√ 비전화의 삶을 나누고 사람들을 연결하는 민영과 노엘라의 ‘커뮤니티 카페’

* 이와 더불어 그동안 개발한 다양한 비전화제품의 판매와 워크숍도 계획 중이다

(발표하는 제작자)

제작자들이 입을 모아 공통적으로 말한 건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발견했다’는 이야기였다. 그 용기의 근원은 지지해주고 함께 해온 동료였다.

“이전의 저에겐 꿈이 있었지만 그걸 실현해나갈 기술과 동료가 없었어요. 비전화공방 1년 동안 저는 바라는 삶을 실현할 수 있는 힘과 기술, 소중한 동료를 만났습니다.”  – 앨리스

“기존 사회에서는 경쟁해야 살아남을 수 있고, 너만의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여기 와서는 함께 하면 할 수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이전에도 꿈꾸던 삶을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늘 고립되는 느낌이었어요. 비전화공방에 와서는 같이 밥 먹고, 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식구가 생겼어요.” – 수미마셍



(경청하는 참석자들)

졸업 후에도 이들은 계속 비전화공방에서 배워온 삶을 이어갈 계획이다. 벚꽃 흩날리던 작년 봄에 만나 새로운 시작의 설렘을 나눴던 1기 제작자들. 전기와 화학물질에 의존하지 않으며 풍요롭게 사는 방식을 배운 1년이 이제 곧 막을 내렸다. 3월 28일, 비전화제작자 1기가 졸업과 동시에 바라는 삶을 다시 시작했다. 후지무라 센세 말대로 그들이 꿈꾸는 삶은 그들을 닮아 아름답고, 다정했다.

“제작자 한 명 한 명 모두 정서가 아주 풍부한 사람들이었어요. 아름다운 것을 보면 아름답구나 얘기하고, 슬픈 것은 슬프다고 슬퍼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밝고 다정하고, 현명했습니다.” – 후지무라 센세

“얼마 전 농장에 저희가 심지 않은 싹이 났더라고요. 우보 님이 냉이라고 알려주셨어요. 내가 무언가 하지 않아도 베풀어주는 자연의 감사함을 늘 잊지 않고 살고 싶어요.” – 모로

“비전화공방에서 1년을 보내며 깨달았어요. 그동안 난 뭘 할지 모른 게 아니라 실패할 용기가 없었던 거구나. 센세는 늘 말씀하셨어요. “새로운 일을 할 때는 실패가 예정되어 있다. 한 번에 잘 될 거란 기대를 하지 말고 어떻게 고쳐나갈지 생각해라.”라고. 실제로 많은 실패를 겪었고요. 그런데 신기하게 자신감이 쌓였어요. 실패해보니 별거 없구나 싶으면서 실천해볼 용기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시작해보려고요.” – 수정




(1년 간 제작자 생활을 고스란히 담아낸 사진 전시)




(그간 개발한 제품을 소개하는 비전화투어)

 

 

∴ 글         우민정
∴ 사진     박상준
∴ 디자인     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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