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화저널

[손잇는날] 제작자2기 제품소개-2

2018년 11월 15일

 

 

전 <느릿느릿 해먹 카페>를 준비하고 있어요. 일본 비전화공방에 갔을 때 두 명이 누워도 넉넉할 만큼 큰 해먹이 있었거든요. 거기 있는 동안 그 해먹에 누워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거예요. 해먹에 누우면 단순해지잖아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고, 흐름에 몸을 맡기며 눈을 감거나 하늘을 보는 거죠. 이런 해먹을 내가 만든다면 정말 멋진 일이겠구나 생각했어요. 제작하면서 가장 신경 쓴 건 엄마 뱃속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느린 파장을 만드는 거였어요. 도시는 바쁘게 돌아가잖아요. 그래서 해먹에 누워 아무것도 안하고 하늘만 보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따뜻한 애플 사이더(Apple Cider, 사과 쥬스)를 마시며 한숨 돌리고, 불도 쬐고, 자연에 누워 하늘을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거예요. 해먹에서 뒹굴면서 책도 보고 음악도 듣고 숨 고르기를 하는 거죠. 자연 속에 있으면 쫓기지 않잖아요. 늘 쫓기는 기분으로 사는 사람들, 지하철 탈 때 가장 빠른 환승 출구에 서 있는 사람들이 오면 좋겠어요. 그 사람들에게 자기만의 속도를 알아차릴 수 있는 느린 시간을 선물하고 싶어요.

 

∴ 비전화제작자2기 하루

저는 광주에서 대안학교 교사로 살았어요. 하지만 늘 경험의 한계를 느꼈죠. 제 자신이 먼저 대안적인 삶의 경험을 쌓아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래서 찾아온 곳이 비전화공방 서울이에요. 저한테는 여기가 대안학교에요. 늘 살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물건을 내 손으로 만드는 경험은 짜릿했어요. 돈으로 성능이 좋은 물건을 살 수는 있지만, 내가 원하는 것을 스스로 만드는 기쁨을 살 수는 없잖아요. 비전화공방에서 배운 이런 제작의 기쁨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요. 특히 저처럼 서울이 아닌 지역에 사는 사람과요. 필요한 물건을 직접 자기 손으로 만드는 삶에 대한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으니까요. 문이 열리는 순간 “작업장이네?”할만한 공간을 만들어 트럭에 실고 다닐 생각이에요. 어디서든 비전화 워크숍을 열 수 있도록요. 드릴 머신이나 테이블쏘, 각도절단기 같은 대형 장비는 비싸고 무겁잖아요. 그런 대형 장비를 전동드릴이나 원형톱, 직쏘 같이 작고 저렴한 공구로 대체할 적정기술도 개발할 생각이에요. 이 트럭으로 전국을 여행하며 사람들에게 비전화공방과 만나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어요.

∴ 비전화제작자2기 래도

 

전 이십 대부터 고향을 떠나 혼자 살기 시작했어요. 혼자 가구나 가전제품을 사기가 어려우니까 셰어하우스에 살았죠. 친구를 부르거나 음악을 듣거나 혼자 우는 것조차 다른 사람을 의식해야 하는 환경이 힘들었어요. 못 하나 박기도 어려우니까 도무지 내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온전히 나를 위한 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 예전에 경험했던 <인디언 티피>가 떠올랐어요. 인디언 티피는 거대하고 신비스러운 공간을 언제 어디서나 만들 수 있잖아요. 그때부터 대나무와 베이지 천을 구해 만들기 시작했어요. 공간의 이름은 ‘숨터’라고 지었어요. 이곳에서 자유롭게 달콤한 핫초코도 마시고, 내 안의 흐름을 따라가는 춤 명상을 하며 내 안의 창조성을 깨우는 경험하길 바라요. 잠시라도 자유로움을 느끼고 싶은 분들이 오면 좋겠어요. 그분들에게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을 선물하고 싶어요. 접시 하나하나 제 손으로 만드는 이유에요. 정성을 불어넣으면 사람들이 더 따뜻함을 느낄 수 있잖아요.

 

∴ 비전화제작자2기 산고양이

 

 

∴ 글         우민정
∴ 그림     우영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