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화저널

[인터뷰] 마르쉐@×비전화공방 쇼케이스 1

2017년 12월 08일


“의자는 그냥 앉기 위한 물건이라고만 생각하잖아요. 제가 만드는 의자는 앉기 위한 것만은 아니에요. 세월의 풍파를 느낄 수 있는, 그래서 보고만 있어도 편안해지는, 시간이 느리게 가는 느낌을 주는 그런 의자에요. 오십 년쯤 된 아주 오래된 의자요. 우선 결이 아름다운 소나무로 만들어요. 다 만든 뒤에는 불로 그을려서 마감하고요. 그러면 결도 잘 살고, 더 단단해져요. 색이 바래면서 오래된 느낌도 나고요. 나무는 성장하는 계절마다 그 단단함이 다르거든요. 느리게 자라는 추운 겨울일수록 더 단단하고, 더운 여름에는 빨리 자라니까 더 무르죠. 그래서 무른 부분을 불로 태워서 단단하게 만드는 거예요. 나무를 만지고 있으면 잡념이 사라져요. 순간순간에 집중하니까 일상에 매인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달까. 느리게 자랄수록 단단해지는 나무처럼 사람도 충분히 제 시간을 누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여유로운 느낌의 카페나 서재에 어울리지 않을까 싶어요. 화분을 올려놔도 예쁠 거 같고, 책들이 쌓여 있어도 어울릴 거 같아요. 무엇보다 사람이 앉으면 가장 아름답겠죠. 듀오백은 줄 수 없는 향수, 사람들에게 그런 감성을 선물하고 싶어요.”

 

 

 



“축제나 장터에 갈 때마다 마음 한편에 늘 아쉬움이 남았어요. 평범한 진열대 때문에 누군가의 개성이 담긴 고유한 물건이 그 색을 발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다 정성 들여 만든 물건이고, 귀하게 키운 농작물이잖아요. 누군가의 마음이 담긴 판매대 위의 저 물건들을 사람들이 쉽게 스쳐지나가지 않으면 좋겠어요. 제작자와 상품이 다 빛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진열대를 만들었어요. 무엇보다 신경 쓴 건 무게와 크기에요. 크거나 무거워서 애물단지가 되면 안 되잖아요. 조립 전에는 경차 트렁크뿐 아니라 여행용 가방에도 넣을 수 있는 크기로 만들었어요. 가까운 거리는 혼자서도 거뜬히 들 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요. 보통 장터에 나가면 재고나 판매자 물건이 갈 곳이 없이 아무 곳에나 쌓여 있잖아요. 재고나 귀중품을 깔끔하게 넣을 수 있는 숨겨진 수납공간도 마련했어요. 야외에서는 언제 비가 올지 모르니까 부슬부슬 내리는 비에는 젖지 않을 정도로 생활방수 기능이 있어요. 요즘은 혼자 장터에 나오시는 분들도 많잖아요. 혼자서도 1분 이내에 뚝딱 조립할 수 있어요. 미리 만들어 파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주문을 받아 제작할 생각이에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진열대를 선물하는 거죠. 또 그래야 각기 고유한 상품에 어울리는 진열대를 만들 수 있고요. 물건을 만든 제작자의 정성 어린 손길만큼 아름다운 상품진열대를 선물하고 싶어요.”

 

 

 


“저는 먹는 데 관심이 많아요. 부모님이 어릴 때부터 식당을 하셨거든요. 꼬맹이일 때부터 전 조미료 싫다고 혼자 밥해 먹고 그랬어요. 어른이 되면서 일상에 쫓기다 보니까 요리를 손에서 놓게 되더라고요. 자꾸 밖에서 사 먹고, 그러면 또 속이 안 좋고. 서른이 되던 해에 더 이상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시작한 게 ‘빵’이에요. 제가 빵을 좋아하는데, 밖에서 사 먹으면 맨날 더부룩하고 속이 불편했거든요. 우리밀로 직접 빵을 구워 먹으니까 괜찮았어요. 빵이 원래 소화가 안 되는 음식이 아니더라고요. 발효종도 집에서 키우고 있어요. 천연발효종이 재밌는 게, 집마다 온도가 다르니까 특징도 다 다르거든요. 그러니까 우리집만의 고유한 빵 맛을 낼 수 있어요. 제가 만드는 빵에는 버터, 우유, 계란을 넣지 않아 담백해요. 발효 후에는 돌가마에 굽는데, 불부터 피워야 해서 오븐의 2~3배는 시간이 걸려요. 그 과정에서 뭐든 빨리 쉽게 만들려고 했던 마음을 내려놓게 돼요. 오븐은 편리하지만, 화덕이 가진 고유의 향을 내지는 못하죠. 작은 빵이지만, 이 빵으로 사람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맛있어지면 좋겠어요.”

 

∴ 글         우민정
∴ 그림     허재경 
∴ 디자인 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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