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화저널

[인터뷰] 마르쉐@×비전화공방 쇼케이스 2

2017년 12월 11일

 

 

 

“햇빛 식품 건조기는 해가 나는 날만 쓸 수 있고, 해를 따라서 움직여줘야 하니까 전기제품보다 손이 더 가죠. 그렇지만 뭐든 편하려고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전 이걸 하면 부지런해질 거 같아서 시작했어요. 적당한 불편함이 주는 행복감이랄까. 몸을 써서 움직이면 애정이 더 생기잖아요. 아무래도 전보다는 해를 더 자주 보게 되죠. 빛이 어디에 드는지 살펴야 채소가 잘 마르니까요. 채소들이 햇빛에 반짝일 때 그 색감이 좋더라고요. 마르면서 내는 단내도 참 좋아요. 전기 건조기는 헤어드라이어 틀어놓은 것처럼 윙하는 소리를 계속 나는데 얘는 그저 햇빛 나는데 두면 되니까 조용해요. 크기는 가슴으로 안을 수 있는 정도? 넓이가 4~50cm정도에요. 너무 크거나 무거우면 활용도가 떨어질 거 같아서 작게 만들었어요. 요리 좋아하는 분들이 쓰면 좋겠어요. 채소나 과일을 햇빛에 말리면 저장도 하기도 쉽고, 당도도 올라가잖아요. 식감도 쫄깃해지고요. 무엇보다 좋은 영양분이 늘어난대요. 말린 토마토 같은 건 흔치 않잖아요. 말려서 보관하면 언제든 파스타에 넣어 먹을 수도 있고요. 이 햇빛 식품 건조기가 요리에 즐거움을 더하는 선물이 되면 좋겠어요.”

 

 

“모든 채소가 냉장고에 그냥 들어가잖아요. 사실 채소마다 보관 방법이 다 다르거든요. 꼭 냉장고에 보관하지 않아도 되는 애들도 많아요. 그런 채소들을 보관할 수 있게 채소 저장고를 만들었어요. 언뜻 보면 서랍장인데, 안에만 넣는 게 아니라 위에도 걸어둘 수 있도록 걸이를 만들었어요. 채소가 주렁주렁 걸려있으면 든든하기도 하고, 예쁜 실에 걸린 고추나 양파를 보면 별다른 장식 없이도 예쁘잖아요. 그렇게 부엌의 풍경이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무엇보다 냉장고 안에 두면 잘 안 보이니까 썩을 때까지 꺼내지 않는 경우도 많잖아요. 밖에 두면 잘 보이니까 더 잘 쓸 수 있죠. 냉장고는 인간의 편리에만 맞춘 거잖아요. 채소 저장고를 만든 건, 채소마다 속도를 존중하고 싶은 마음에서였어요. 자연 본연의 성질에 충실하게 보관하니까 맛도 영양도 더 좋고요. 지금 만든 건 작은 옷장 크기인데요, 1인 가구를 위해 더 작은 저장고도 만들어볼 생각이에요. 새것을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 버려진 나무를 모아 만들었어요. 그래서 더 예쁘게 만들어야겠다 싶었죠. ‘이렇게 예쁜데 업사이클링이야?’ 이런 의아함을 주고 싶었어요. 음식을 보관하니까 위생에도 신경을 써서 원목을 쓰고, 통풍도 잘 되게 만들었어요. 서랍장과 함께 채소별 보관 방법도 나눌 생각이에요. 이 채소 저장고로 사람들에게 새로운 부엌 문화를 선물하고 싶어요. “

 

“저는 식물을 보고만 있어도 좋아요. 애정을 주는 만큼 자라기도 하지만, 주지 않아도 자기 힘으로 자라잖아요. 농사는 신하고의 동업이라고도 해요. 잘돼도 내 덕이 아니고, 못해도 내 탓이 아니라는 겸허함을 배우는 거죠. 어릴 때 시골에 살아서 식물을 키우는 게 자연스러웠어요. 서울로 이사 오면서는 그게 힘들더라고요. 도시에서도, 또 겨울에도 식물을 키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미니 온실을 만들었어요. 지금 만드는 건 실외용이고, 더 작은 크기의 실내용까지 만들어볼 생각이에요. 지금 만든 건 제가 직접 사용하고 있어요. 밖에 있을 때는 시들시들하던 로즈마리가 온실에 들어가니까 푸릇푸릇해지더라고요. 아무래도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주니까 그런 거 같아요. 공기는 순환되지만, 벌레는 못 들어오는 구조에요. 병해충 걱정 없으니 농약 칠 필요가 없죠. 이 온실로 겨울에도 집에서 유기농 채소를 키울 수 있어요. 봄에는 씨앗 파종도 직접 할 수 있고요. 보기에도 아름답게 비닐이 아니라, 나무하고 아크릴로 만들었어요. 제가 그리는 이미지는 작은 정원 같은 느낌이에요. 자연이 주는 그 느낌 그대로 선물하고 싶어요.”

 

 

 

∴ 글         우민정
∴ 그림     허재경 
∴ 디자인 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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