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화저널

[인터뷰] 마르쉐@×비전화공방 쇼케이스 3

2017년 12월 13일

 

“어릴 때부터 환경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인지 건축을 공부하면서도 건물을 너무 쉽게 부수고 짓는 문화가 싫었어요.  그런 소모적이고, 지속 불가능한 시스템에 들어가고 싶지 않더라고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환경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자연에서 순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죠. ‘생태 변기’를 만들기로 마음먹었지만, 저도 거부감이 없었던 건 아니에요. 내가 직접 쓴다고 생각하니까 냄새가 나진 않을까, 불편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됐죠. 근데 <똥 살리기 땅 살리기>란 책에 이런 말이 나와요. ‘자기 변을 퇴비화 하는 사람은 밤하늘의 별을 우러러 부끄럼이 없다.’고. (웃음) 사실 깨끗한 물에 변을 내보내는 게 합리적이지는 않잖아요. 물 부족 국가라고 그렇게 외치는데, 물을 더럽히고 있으니 말이에요. 생태 변기는 환경에도 좋지만, 매일 똥을 보면서 내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좋아요. 그래도 거부감이 들지 않게 나무로 정성 들여 예쁘게 만들었어요. 보기엔 그냥 나무 의자에요. 의자 밑에 통이 있고, 옆에는 손잡이가 있어서 통을 회전시킬 수 있어요. 돌리면 흙, 톱밥이랑 잘 섞이고, 공기도 닿으니까 미생물이 활발해지거든요. 그럼 분해도 잘되고, 냄새도 안 나죠. 작은 텃밭을 하는 분들이 사용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흙에서 온 것을 다시 흙으로 되돌려 비옥하게 하는 거죠. 앞으로는 아기용도 만들어서 배변 훈련도 하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생태교육을 할 수 있는 워크숍도 열 계획이에요.”

 

 

“비전화 공방에서 농사를 지어요. 그러다 보니 식물을 늘 살피게 돼요. 물을 좋아하는 아이, 물을 싫어하는 아이, 햇빛을 많이 필요로 하는 아이, 그늘이 필요한 아이. 식물들을 살피다 보니까 다 다르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렇게 다 다르게 태어났는데, 사람들은 왜 다 똑같이 살려고 하지?’ 자연과 마주하니 이런 질문들이 올라오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제 삶을 돌아보게 됐어요. 농사하면서 작은 존재와 마주하는 것도 큰 기쁨이에요. 벌레가 꼬물거리는 모습을 보면 그 작은 존재 안에도 생명이 깃들어 있다는 걸 알고 새삼 놀라요. 저한테는 이 작은 생명이 큰 스승이에요. 집에도 텃밭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쉽지는 않죠. 늘 햇빛 잘 드는 곳으로 옮겨줄 수도 없고, 화분이 낮으니까 허리도 아프고. 그래서 허리 숙이지 않아도 되고, 바퀴가 달려 쉽게 움직이는 텃밭 손수레를 만들었어요. 상상해보면, 바퀴가 있으니까 부엌으로 끌고 와서 바로 다듬어 요리할 수도 있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옮겨줄 수도 있잖아요. 늘 옆에 두고 싶게 아름답게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식물 자체가 아름다우니 손수레는 받혀주는 역할을 충실히 잘하면 좋겠어요. 이 텃밭 손수레로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을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어요.”

 

“저는 마음에 관심이 많아요. 마음이 건강해야 몸도, 관계도 건강해지니까요. 하지만 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면 마음을 충분히 돌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에센셜 워터’는 그럴 때마다 제 마음을 돌보는 ‘치유의 물방울’이에요. 허브가 가진 고유한 성분과 향은, 내가 몰랐던 마음까지 건드려주거든요. 다른 사람과도 나누고 싶어서 누구나 에센셜워터를 만들 수 있게 증류기를 직접 만들었어요. 수증기로 식물 안에 있는 성분을 추출하는 방식이라 화학약품을 전혀 쓰지 않아요. 직접 기른 허브를 사용하니까 농약 걱정 없이 안심하고 쓸 수 있고요. 사용할 만큼 만드니까 늘 신선해요. 방 안 가득한 향과 함께 천천히 에센셜워터를 만드는 시간은, 그 자체로 나를 위한 선물이에요. 만들 때 가장 고민한 부분은 증류기의 소재나 디자인이에요. 자연 재료인 흙을 사용하는 도자기를 선택한 것도 다른 어떤 소재보다 아름답고 안전하기 때문이죠. 만드는 과정에서 흙을 만지는 즐거움도 있고요. 시중에서 파는 증류기는 천만 원 정도 하는데, 흙으로 만드는 것은 훨씬 저렴하고 초보자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어요. 증류기를 만드는 워크숍도 열 생각이에요. 이 향으로 사람들에게 마음을 돌보는 삶을 선물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 글         우민정
∴ 그림     허재경 
∴ 디자인 우영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