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화저널

[손잇는날] 비전화제작자3기 제품소개-1

2019년 09월 30일

 

저는 뜸팡이를 ‘반려 뜸팡이(효모균)’라고 생각해요. 나와 일상을 함께 하는 존재니까요. 뜸팡이를 단순히 좋은 술을 만드는 도구로 바라보면 재미없더라고요. 좋은 술을 못 만들면 그 과정은 다 실패가 되잖아요. 제가 쏟은 열정과 애정이 삭제되는 기분이에요. 그런데 이걸 반려 뜸팡이라고 보면 결과보다는 오늘의 변화, 내일의 변화가 궁금해지는 거예요. 뜸팡이가 스스로 무르익도록 가만히 놔두고, 우연을 관찰하는 과정 자체가 전 좋아요.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다이내믹한 재미가 있거든요. 요즘은 뭐든 균이라고 하면 없애려고만 하잖아요. 유해한 균을 없앤 그 공간이 정말 인간에게는 무해할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균과 공존하는 삶의 즐거움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요. 뜸팡이를 활용해 직접 만든 “찐빵”과 “주거뜨”를 선보일 생각이에요. 주거뜨는 떠먹는 막걸리에 제가 붙인 이름이에요. 뜸팡이가 변해가는 과정도 전시할 거예요. 이번 만남으로 발효가 일상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친근한 일로 다가가면 좋겠어요.

∴ 비전화제작자3기 다홍

 

 

 

채식을 시작하면서 식당에서 사용하는 재료에 치즈나 우유가 기본으로 들어가는 것이 이상했어요. 채식을 하든 알레르기가 있든 못 먹는 사람도 있잖아요. 누군가는 못 먹어서 참아야 한다는 게 아쉬웠어요. 물론 치즈를 안 먹어도 큰 지장은 없지만, 있다면 삶이 더 윤택해질 수 있잖아요. 다양한 선택지가 생기면 비건이 아닌 사람 역시 새로운 선택을 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콩으로 치즈를 만들어봤어요. 우리콩을 재료로 한 건 구하기 쉽기 때문이에요. 친근하고 접하기 쉬운 콩으로도 이런 음식을 만들 수 있구나. 그런 경험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저 역시 익숙한 재료로 색다른 음식을 만든다는 재미가 있었고요. 발라먹는 치즈와 단단한 치즈, 두 종류의 치즈를 선보일 생각이에요. 강낭콩, 서리태, 녹두 등 콩마다 다른 색을 활용해 치즈의 색을 내려는 시도도 하고 있어요. 친숙한 콩의 색다른 맛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 비전화제작자3기 바라

 

 

 

내추럴 와인을 처음 접한 건 제주 여행 중에서였어요. 그전까지 전 와인에는 포도만 들어간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일정한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 화학물질이 들어간다는 걸 그제야 알았죠.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는 내추럴 와인에는 효모가 살아있어요. 덕분에 시시각각 맛이 달라지죠. 한 잔 따르고 두 잔 따를 때 다른 맛을 내는 와인이 있을 정도예요. 그런 다채로움이 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우리 사회는 다양성을 짓누르려고만 하잖아요. 개개인이 바라는 삶을 살도록 내버려 두면 좋겠다는 제 마음과 내추럴 와인의 제작 방식이 자연스럽게 연결됐어요. 효모가 제 할 일을 하도록 내버려 두고 제작자는 환경만 만든다는 게 매력적이었죠. 또 가벼운 술자리는 사람들이 마음을 열고 감정을 나누는 좋은 매개가 되잖아요. 그런 매개물을 내 손으로 직접 담그고 나눌 수 있다는 게 기뻤어요. 시중에서는 맛볼 수 없는, 저만의 와인을 준비했어요. 유기농 우리 포도에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고 만들었어요. 무농약 와인을 만드는 워크숍도 열 생각이에요. 내추럴 와인의 고유한 매력을 알리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 비전화제작자3기

 

 

 

일 년 동안 네팔 ‘터히바 마을’에 머문 적이 있어요. 자원봉사를 하러 갔었는데, 처음에는 제가 네팔 사람들을 돕는다는 마음이었어요. 그 동네 사람들이 굉장히 느리거든요. 내가 뭔가 가르쳐줘야 한다고 나도 모르게 생각했어요. 살아보니까 완전히 착각이었던 거죠. 오히려 제가 그 사람들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더라고요. 살면서 요리해본 적도 없었고, 네팔의 낯선 재료로 밥을 해 먹는 다는 게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네팔 친구들이 밥때가 되면 늘 집으로 초대해 음식으로 환대해주었어요. 그러다가 ‘어짤’의 매력에 빠졌죠. 어짤은 말리고 숙성시킨 야채를 넣고 만든 피클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김치 같은 존재예요. 집마다 김치 맛이 다르듯 어짤도 집마다 다양한 맛이 있어요. 전 지금도 ‘어짤’을 떠올리면 터히바 마을의 푸근함이 떠올라요. 그 푸근함을 함께 나누고 싶어 어짤과 네팔식 채식 만두를 준비했어요. 오시는 분들과 보이차도 나눌 생각이에요. 차를 마시며 네팔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고 싶어요.

∴ 비전화제작자3기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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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 감각, 우리를 잇는 움직임,
바라는 삶을 만드는 축제’
손잇는날2019에서 만나는
비전화제작자 3기들의 이야기

손잇는날2019
때: 2019년 10월 19일(토)
곳: 서울혁신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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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우민정
∴ 그림     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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