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화저널

[손잇는날] 비전화제작자3기 제품소개-3

2019년 10월 06일

 

자전거만 있으면 돈 없이도 내가 원하는 곳을 갈 수 있잖아요. 내 다리의 힘만으로 어디든지 떠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어요. 처음에는 빠른 속도를 즐겼어요. 해방감이 느껴져서요. 그런데 어느 순간 바깥 풍경이 제 마음 속에 들어오더라고요. 점차 자연 풍경을 즐기기 시작했어요. 그때 나는 자연과 가까이 살고 싶다는 걸 깨달았죠. 그러다 어느날 영상을 봤는데 한 장면이 확 끌렸어요. 농부가 텃밭에서 농작물을 바로 수확해 블렌더에 넣고 갈아마시는 모습이었어요. 아, 내가 꿈꿨던 삶이 바로 저런 건강함이구나. 내가 좋아하는 자전거로 직접 블렌더를 돌리면 더 좋겠다 생각했어요. 자전거 자가발전기가 있지만, 그것보다는 더 단순하게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시계 톱니바퀴의 원리를 응용한 자전거 블렌더를 만들었어요. 뒤에는 식재료를 실을 수 있는 수레도 달았고요. 어디서나 이동해 스무디를 먹을 수 있도록요. 손 있는 날은 은행나무 밑에서 자전거를 세우고 스무디를 팔 생각이에요. 이 블렌더로 스무디를 만들어 마시며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건강하게 즐기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어요.

∴ 비전화제작자3기 재풍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 운동장에는 작은 평상이 하나 있었어요. 배불리 먹고 낮잠도 자고 친구들과 뒹구는 공간이었죠. 어떤 날은 기타도 치고, 노래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요. 밤에는 쭈르륵 누워 별을 본 날도 있었어요. 학교가 산 중턱에 있어서 거기 누우면 나무도 보이고 매미도 울고 바람도 불었어요. 그렇게 평상은 따로 약속 내서 만나는 곳이 아니라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공간이었죠. 또 거기에 있으면 평소 접점이 없던 낯선 사람하고도 놀게 됐어요. 이런 매력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평상을 만들기 시작했죠. 처음 고민은 무게였어요. 나무보다는 가벼운 재료는 없을까. 생각하다 인도의 ‘찰포이’를 알게 됐어요. 나무 틀에 끈을 엮어 침대나 평상을 만드는 방식인데 생각보다 튼튼하고 아름다웠어요. 게다가 끈으로 엮어 만든 찰포이 평상은 딱딱한 나무 평상과 달리 앉거나 누웠을 때 편했어요. 해먹에 누울 때처럼 아늑한 느낌이 들면서도 움직임이 자유로워요. 마을이나 학교 같은 공동체에서 함께 쓰면 좋을 거 같아요. 누가 와도 괜찮은 공간, 뭘 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 자연스레 사람들이 모여 친구가 되는 공간이 되면 좋겠어요. 

∴ 비전화제작자3기 싸리

 

 

 

학교 다닐 때는 손작업을 하면 항상 점수로 매겨졌어요. 전 해보겠다는 엄두도 못 냈죠. 점수가 낮았거든요. 첫 직장이었던 대안학교에서 새로운 경험을 했어요. 동료 교사가 바느질 수업을 하는데, 아이들의 작품을 하나하나 있는 그대로 온전하게 바라보는 거예요. 바구니를 만들 때도 저는 견고한 바구니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분이 제 삐뚤빼뚤한 바구니를 보고 “이 구멍 봐, 귀엽다”라고 해주셨어요. 그때부터 손작업의 기쁨을 알게 됐고, 베틀도 처음 배우게 됐어요. 내 손길을 듬뿍 담아 직조를 하니 결과물이 조금 삐뚤빼뚤해도 저에게는 소중하게 다가오더라고요.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물건이니까요. 애정이 가득 생겨 더 오래 쓰게 되고요. 그런데 막상 베틀을 사려니까 생각보다 비싸고 컸어요. 그래서 직접 작고 가벼운 띠 베틀을 만들었어요. 누구라도 가볍게 시도해볼 수 있어 좋아요. 헤어밴드나, 멜빵, 에코백 끈 등 손때 묻은 나만의 물건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어요. 손수 만든 물건들이 일상 곳곳에 함께 한다면 삶이 더 따뜻하고 정겨워질 거라 생각해요. 

∴ 비전화제작자3기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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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 감각, 우리를 잇는 움직임,
바라는 삶을 만드는 축제’
손잇는날2019에서 만나는
비전화제작자 3기들의 이야기

손잇는날2019
때: 2019년 10월 19일(토)
곳: 서울혁신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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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우민정
∴ 그림     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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