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화저널

2기 비전화제작자 졸업의례 [2] –

2019년 04월 04일


졸업의례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했다.
제작자들의 이전 동료나 가족, 친구, 그리고
비전화공방에 관심 있는 시민들이 찾아와 축하해주었다.

 

비전화공방에서 만난 전환의 순간들

일상에 단단히 발 딛고 자기 탐색을 성실히 해온 이들이 할 수 있는 담담한 고백과 선언도 이어졌다. 비전화제작자가 된 후에도 진로에 대한 고민은 반복됐지만, 전환의 순간도 있었다.

“비전화공방에 들어와서도 어떤 일을 해야 행복할까 고민했어요.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도 잔뜩 적어봤고 내가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친구들한테 물어도 봤어요. 결국 낫또를 만들기로 했는데 하면서도 이게 정말 나에게 맞을까 고민되더라고요.

그런데 계속 하니까 재밌더라고요. 실이 늘어나는 것도 신기하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영역의 일을 한다는 즐거움도 있었어요. 워크숍을 통해 사람들과 만나면서 발효가 사람들한테 재밌게 다가갈 수 있는 테마라는 확신도 생겼어요. 그때부터 ‘이게 나한테 맞나?’가 아니라 ‘이걸 어떻게 사람들한테 즐겁게 소개할까?’로 전환했어요. 전 올해 발효를 주제로 즐겁게 사람들과 만나고 싶어요.”
– 2기 비전화제작자 준기

졸업의례 직전 비전화공방 투어에서 제품을 소개하는 준기(노란 모자).
준기는 앞으로 발효를 주제로 사람들과 만날 생각이다.


비전화카페에서 진행된 졸업생들의 제품 전시회

 

채근하지 않고 한 발

졸업과 동시에 달라진 자신을 확인하고 싶은 조바심도 나지만, 그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돌보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채근하여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차근차근 자기 자신이 되어가기를 바라는 졸업생들의 간절한 마음이 느껴졌다.

“매끼 밥을 지어 먹는 사람이면 좋겠다. 나를 채근 하지 않는 사람이면 좋겠다. 집수리를 거뜬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내가 가진 기술을 기꺼이 나누며 깔깔깔 웃는 사람이면 좋겠다. 그렇게 다짐했지만 일정이 바빠질수록 가장 먼저 놓게 되는 건 제 밥과 일상이었어요. 제 일상을 소홀히 하는 걸 보며 더 힘을 길러야겠다 생각했어요. 일 년 동안 저를 잘 살피고 싶습니다. 스스로 뭐가 필요한지 잘 살피고 돌보는 한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   
– 2기 비전화제작자 서루


“생각해보니까 어릴 때부터 전 선물을 나눠주는 걸 좋아했어요. 남들을 기쁘게 해주는 게 행복하더라고요. 이걸 일거리로 만들 수 있다 없다는 제쳐두고 나는 그냥 이런 사람이란 걸 인정하게 됐어요. 제가 베이킹을 좋아하니까 빵을 구워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어요. 광화문 한복판에서 쿠키를 구워 팔아보려고요. 저는 사실 뒷심도 부족하고 여러 일을 벌이기 좋아하고 뒷정리는 잘 못 하는 사람이에요. 그걸 잘 알기 때문에 제가 시작한 걸 얼마나 할지 확신이 안 서요. 그냥 일단 손에 닿는 일들을 해보려고요. 저는 가볍고 즐겁고만 싶은 사람인데 묵직한 책임을 갖는 건 맞지 않는 거 같아요. 전 이런 저 자신이 좋고, 꾸준해지라고 재촉하고 싶지 않아요.”   
– 
2기 비전화제작자 앵두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활짝 웃는 앵두(좌)와 서루(우)

비전화제작자의 발표를 경청하며 미소짓는 후지무라 야스유키

졸업생의 이야기를 들은 후지무라 센세는 자신의 자원을 더 넓게 생각하라고 당부했다.

“졸업하는 제작자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어려움에 부딪힐 때마다 ‘난 이거밖에 할 수 없어’라며 나를 작게 생각하지 말고, 모르겠으면 동료와 상담해라. 그래도 답이 나오지 않으면 나에게 상담해라. 또. 졸업 이후에도 사업단과 서울시 모두 지원할 겁니다. 그 모든 자원이 여러분의 실력임을 꼭 기억해주길 바랍니다.”  – 후지무라 야스유키

졸업 의례는 2기 비전화제작자들이 준비한 음악 공연으로 막을 내렸다. 그들이 부른 <같이 산다는 건>이라는 노래에는 바라는 삶의 모습이 녹아있었다.


같이 산다는 건 날 덜어내고
너를 채우는 일
같이 산다는 건
내 우주 너의 우주 만나는 일
*솔가와 이란 노래,  <같이 산다는 건> 中

 


2019년 3월, 비전화제작자 2기 졸업의례를 마치며

 

글 | 우민정
디자인 | 우영
사진 | 박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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