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화저널

#4. 3만엔 비즈니스 : 덜 일하고, 더 행복하기

2017년 07월 19일

행복할 ‘시간’을 버는 비즈니스

‘행복’을 주제로 토론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이렇게 하면 더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하지만 점점 ‘그걸 할 시간이 없다’라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사람들은 다 각자의 이유로 바빴다. 바쁨의 내용은 달랐지만, 이유는 엇비슷했다. 대부분 생계를 위해 쏟는 노동이었다. 오죽하면 비즈니스(Business)의 어원이 ‘바쁘다’(busy)일까.

후지무라 선생님이 제안하는 ‘3만엔 비즈니스’는 좀 다르다. 일단, 바빠서는 안 된다. ‘3만엔 비즈니스’의 목적은 명확하다. 행복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 그를 위해 가능한 한 적게 일하는 것. 한 달에 하나의 일로, 이틀만 일해서, 3만엔(30만 원)’만’ 번다. 돈을 벌기 위한 노동이라기보단 시간을 버는 노동인 셈이다. 돈을 많이 벌려고 하면 본뜻에 어긋난다. 필요하다면 여러 개를 할 수는 있다. 단, 일상의 여유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또, 한가지의 일로는 3만엔만 번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일이 많이 들어온다면? 친구와 나눈다. 그럼 수입이 줄지 않나? 당연하다. 3만엔 비즈니스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돈 버는 시간을 줄여 그만큼 일상을 풍요롭게 꾸리는 데 쓰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시발 비용’(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쓰지 않았을 비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람들은 소비에 의존한다. 하지만 그 소비를 위해서 몸과 마음이 지칠 때까지 ‘원하지도 않는 일’을 하며 살아야 한다니, 좀 억울하지 않은가. ‘3만엔 비즈니스’가 제안하는 삶은 지지리 궁상의 가난한 모습이 아니다. 지출을 안 해도 풍요롭고 즐거운 생활. 그것이 ‘3만엔 비즈니스’가 도달하고자 하는 삶의 모습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비전화공방 제작자들은 근 한 달간 궁리에 궁리를 거듭했다. 지난 5월 10일 함께 모여 그간의 궁리들을 발표했다. 후지무라 선생님은 이날 “여러분은 일자리 만드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전화공방의 ‘3만엔 비즈니스’ 이야기를 후지무라 선생님 목소리로 전한다.

이날 제작자들은 각자가 생각해온 3만엔 비즈니스를 발표했다. 버려진 옷으로 만든 빗자루, 아트 플랜터(예술적인 화분), 빗물을 활용 방법을 알려주는 워크숍, 남은 채소 배달하기 등 각자의 재능과 개성을 살린 36개의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3만엔 비즈니스,
미래에서 좋아하는 일 찾기

저번 달에 제가 숙제를 내드렸습니다. “나와 사람들이 모두 좋아할 일” 세 가지를 상상해 오라고요. 한 사람이 3개의 아이디어를 만들어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두 가지 약속을 했습니다. 첫 번째 약속은 “동료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라는 것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골라 사업 아이템을 찾으라고 하면, 자기 세계 에 갇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자기 틀 안에 갇혀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정도야’ 하고 멈출 위험이 있습니다. 이것은 결국 자신의 과거와 현재에서만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건 매우 좁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찾으려면 자신의 벽을 허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게 첫 번째 목표입니다. 다시 말하면 “좋아하는 것은 미래로부터 찾는다”는 겁니다. 하지만 자기 혼자 찾으면 어렵습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자는 약속을 했습니다.

두 번째는 약속은 “실현할 수 있지 않은 걸 찾아도 좋다”라는 것입니다. 그 약속을 지키셨나요? 이런 약속을 한 이유도 단순합니다. 실현 가능한 일 또한 아주 좁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므로 상상의 폭을 더 넓혀야 합니다. 그래서 실현 가능성을 기준으로 두기보다는 마음을 움직이는 것부터 상상하는 거죠. 충분히 상상한 다음에 사회성을 붙이고, 사업성을 붙일 겁니다. 매력적인 일을 찾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사람들이 안 사고는 못 배기는걸” 찾아야 합니다.(웃음) 그러므로 ‘나조 나조 현상’(해결법이 쉽게 생각나지 않는 수수께끼)이 발생합니다. 저번 시간에 ‘나조 나조 현상’을 극복할 방법을 알려드렸습니다. 기억나시나요? 네, 30분만 고민해보는 겁니다. 중요한 건 30분‘만’입니다. 30분 이상 생각했는데 생각이 안 나면 자기 안에 답이 없는 겁니다. 시간을 더 쓰는 건 시간 낭비겠죠. 그럼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죠? 포기?(웃음) 팀과 의논을 합니다. 그래도 안 되면 다른 팀을 찾아 상담합니다. 그래도 안 된다면? 저와 이야기하면 됩니다.

나만의 틀에 갇히거나
실현 가능한 것만 상상해서는
매력적인 일을 찾을 수 없어

어떤 경우, 아무리 생각해도 안 풀리는 나조나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건 그 아이디어 자체의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그 아이디어 자체가 상품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굳이 시간을 들여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오늘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고 당신 아이디어의 상품성은 1.5라고 이야기할지도 모릅니다. 다시 말해, “아무도 안 산다”는 말입니다. 상품 레벨 4 이상 가져와야 합니다. 사지 않고는 못 배기는 레벨 5가 만점이죠. 레벨 5는 배우자가 반대하면 이혼해서라도 사지 않으면 안 될 만큼 매력적인 상품입니다. 보통 처음 만들면 레벨2 정도일 겁니다. 다시 말해 팔리지 않는다는 거죠. 그래서 한 번 더 상품성을 올릴 수 있도록 개량을 할 겁니다. 보통 한 팀이 하나의 아이템을 만듭니다. 그런데 우리는 1명이 아이템을 3개나 만듭니다. 왜 이렇게 어렵게 할까요? 이런 아이디어는 얼마든지 있다는 감각을 키우기 위해서입니다.

보통은 학교가 끝난 후에 일을 하죠. 일본에서도 제자들이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잘 팔립니다. 해보면서 자신감이 생깁니다. 처음에는 당황스럽고 힘들겠지만, 실제 해보면 잘 팔립니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는 겁니다. 또, 비전화공방 외의 사람들도 함께 팀을 이룰 겁니다. 제작자 2인과 아티스트 1인, 시민 1인이 함께 만들어서 실제 장터에서 판매할 겁니다.

이렇게
외연을 넓혀 함께하는 것
실제로 하는 것이
비전화공방의 방식입니다.

오늘 여러분들의 발표는 제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팔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공부를 하나 했습니다. 바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좋다는 교훈입니다. 여러분들이 직접 몸으로 겪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부터는 사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사는 사람의 기분이 되어야겠지요? 그 사람의 혼이 자기 안에 들어와야 합니다. 내가 완전히 변신했을 때만 팔립니다. 사는 사람의 눈으로 나와 동료의 아이디어를 봐야 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저 물건이 사고 싶은가?” 계속 질문을 던지며 훈련하세요. 과제를 하나 덧붙이겠습니다. 여러분의 상품을 광고하는 전단을 만들어보세요. 그리고 거기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를 모아봅니다.

훈련을 반복하면, 훈련만으로 끝내기 아쉬울 정도로 좋은 상품이 나올 겁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모든 아이템이 우리의 공유재산이라는 점이죠. 우리에겐 그럼 곧 서른여섯 개의 수준 높은 아이템이 생기는 겁니다. 대단하지 않나요? 성과를 독점하지 않고 공유하는 것. 기억합시다. 이게 바로 비전화공방의 방식입니다.

취재/글/편집 우민정
사진 이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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