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화일상

짧은 여행의 여운

2017년 09월 22일

어딘가 가야겠다, 누군가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 지난주 후지무라센세와 이야기 나누던 중이었습니다. 제작자들이 한달간의 수행경험과 그 속에서 느낀 고민과 생각들을 이야기하는 자리였습니다. 후지무라센세가 가만가만 들으시더니


바라는대로 산다는 것. 특히 도시에서 더욱 어렵습니다. 자기 길을 잃기 쉬워요. 방향성을 잃고 흔들리면 신념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럴 땐 동료들과 지지하고 서로 나누는 게 중요해요. 조금이라도 자신들이 바라는 상에 가까워지도록, 미래의 희망으로 나아가고자 함께 협력하고 궁리하는 상태여야 해요. 또한 내가 실현하고자 하는 걸 실제로 하는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몽상이 아니구나, 가능하구나.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전화공방에서 일하다보면 (사실은 무슨 일이든 그렇지만) 종종 생각에 잠깁니다. 항상 즐거울 수만은 없으니까요. 괜히 조급한 마음도 들고 ‘동력’이 떨어질 때가 있잖아요. 지난 봄에는 강원도 홍천을 갔다면, 이번 늦여름에는 우연한 기회로 충청북도 옥천을 다녀왔습니다. 후지무라센세 말씀처럼 내가 실현하고자 하는 걸 실제로 하는 사람들을 만나러요. 비전화공방도 자기 삶을 스스로 구성해내는 힘을 기르는 곳이니 맥이 닿아있기도 하고요. 옥천은 지역신문, 지역자치, 로컬푸드로 알려진 지역입니다. 


지역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는 배경을 보면, 대체로 학교가 중심인 경우가 많아요. 혹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이기도 하고요. 옥천은 지역신문이 활발히 움직인다는 점에서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꼭 가보고 싶었는데 이참에! 


옥천신문


옥천신문사에서 멀지 않은 곳엔 지역문화창작공간이 있습니다. 둠벙은 물웅덩이라는 뜻이래요. 논이나 밭에 물이 필요할 때 쓰는데, 논의 허파라고 불린다고 해요. 옥천의 허파가 되는 공간인 셈이죠 *_* 올해 4월에 생겨 따끈따끈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옥이네 기자님들을 만났습니다. 옥이네는 옥천의 사람, 문화, 역사를 담은 농촌잡지입니다. 


누군가 시골에서 산다고 하면 자연스럽게 ‘농사를 짓는구나’ 생각하기 쉽습니다. 지역에서도 다양한 일거리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농사를 짓기도 하고, 공간을 운영하기도 하고, 지역콘텐츠를 가공해서 확산하기도 하고. 단단히 뿌리박기까지 여러 사람들의 힘과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배우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었습니다. 지역에서 일거리를 만들어 ‘자립’하는 기술.  





마침 최근에 발굴한 이성산성 취재를 간다기에 따라나섰습니다. 날씨가 엄청 좋았어요. 산성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금강의 물줄기가 흐르고 있어요. 




공간 둠벙을 운영하고, 옥이네를 발간하고, 지역의 문화콘텐츠를 디자인하고, 투어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고래실은 예비사회적기업이 되었다고 해요. 축하자리에도 잠깐. 축하합니다!  





짧은 만남이었습니다. 반나절 정도 둘러봤기에, 아직 알아가고 있는 과정입니다. 자주 만나고 싶어졌어요. 옥이네를 만드는 사람들, 그 마음들이 느껴지는 시간이었거든요. 각자의 자리에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할지 고민하면서 무언가를 하고 있겠죠, 지금도. 저도 조급하지 않고 천천히 해보려고요.   


고맙습니다. 




글쓴이/사진  재은



저작자 표시 <!– –>

목록